Alley of Light

작은 법당에 대한 의뢰가 들어왔다. 작지만 전통적인 사찰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능적으로 배치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의 동선을 고려하여 3개의 덩어리로 나누었다. 입구에서 보면 벽처럼 시선을 막는 좌우 공간(요사채, 주방 및 화장실 등) 사이로 열리는 계단은 신의 영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한다. 계단을 오르면 담쟁이 덩굴로 덮힌 붉은 벽돌벽이 마주하고 있는 두 덩어리 사이의 좁은 길이 이어지는데, 양쪽 벽 위로 살짝 드리운 처마와 처마 사이를 통해 흘러들어오는 빛이 벽 사이 공간의 상대적 어두움과 대비를 이룰 것이다. 사이즈가 다른 두개의 볼륨이 팽팽히 맞서던 복도가 내부로 연장된 정원으로 인하여 탁 트인 기분과 더불어 사찰의 주인공인 대웅전 공간이 강렬하게 인식된다. 이 지구상에는 인간외에도 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고, 과거에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지구를 구획하여 스스로의 사유재산으로 규정하고 다른 동식물들이 함께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불교에서는 살생을 못하게 하고, 모든 생명체들이 같이 살아가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을 디자인에 녹이고 싶었다. 절이 들어설 땅이 절이 들어서기 전에는 새들도, 고라니도, 지렁이도 모두 공유했던 사이트였기에, 녹화지붕을 디자인하여, 실제로 식물들(낮은 토심에서도 잘 자라며 새들의 먹이가 될 수 있는)을 키우고, 자연에 환원하고자 하였다.